2009년 11월 03일
Thin Lizzy - Live and Dangerous

사실 주워 온 <Live/Life> 앨범도 온전한 상태의 음반은 아니었다. 원래 더블앨범 구성인 이 앨범을 라이센스하면서 친절하게 한 장의 앨범으로 압축해 준 것이다. 커버 뒤의 전영혁씨의 해설글을 읽다보면 이런 문구를 발견할 수 있다. "본 앨범은 국내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한장(Side 3, 4)으로 축소 발행된 점이 다소 아쉽긴 하나...후략" 설마 진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저렇게 했으리란 생각은 들지 않고, 국내 음반시장의 사정상 어쩔수 없었으리라 믿는다. 근데 '다소' 아쉽다는 멘트는 지금 볼 땐 '다소' 우스워 보이는게 사실이다.^^;;

아무래도 방에서는 LP를 재생할 수 없다보니, 씬 리지의 음악을 좀 더 제대로 듣기 위해서는 음반을 구입해야 했다. 헌데 <Live/Life> 앨범은 더블 앨범이라 가격이 비싸서 잘 엄두가 나지 않았다. 어...그랬던 걸 생각해 보면 저 위해서 축소 발행본 해설글 비웃었던 것 취소해야겠다. 당시의 나는 진짜로 2CD가 부담스러웠다. 아무튼 간에 그래서 대안으로 집어든 앨범이 그들의 또다른 걸작 라이브 앨범 <Live And Dangerous> 였다. 이 앨범도 원래 더블앨범 구성이지만 CD로는 한장에 다 들어가는 분량이라 1CD로 나와 있었다. 글을 쓰다보니 또 하나 생각나는게 있다. 고등학교 당시엔 처음 듣는 뮤지션의 앨범을 살 때 라이브 앨범을 선택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한번에 뮤지션의 여러 히트곡을 들어보고 싶었던 것이 첫째 이유이고, 정규앨범이 아닌 편집앨범은 구매는 꺼렸던 것이 둘째 이유이다. 이 두가지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선택이 바로 라이브 앨범이었다.
각설하고 이 음반을 통해 드디어 본격적으로 씬 리지의 음악을 듣게 되었고 그들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아일랜드 특유의 애수어린 정서가 강렬한 하드락 사운드 속에서 풍겨나오는게 정말 좋았다. 그리고 필 리뇻의 매력적인 목소리는 그를 단숨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락보컬리스트 중 하나로 꼽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필 리뇻의 카리스마도 강렬하지만 씬 리지 하면 기타리스트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씬 리지와 함께 했던 기타리스트들의 명단은 화려함 그 자체이다. 게리 무어Gary Moore를 비롯하여 브라이언 로버트슨Brian Robertson, 로저 워터스의 백업 기타리스트로 유명한 스노위 화이트Snowy White, 그리고 섬광기타의 존 사이크스John Sykes 까지. 이토록 화려한 기타리스트를 배출한 밴드이지만 그들의 기타 사운드가 유달리 빛났던 것은 기타리스트 개인의 노련한 연주였다기 보다는 찰지고 꽉 짜인 사운드의 트윈기타 시스템 덕분(록음악에 트윈기타 시스템을 도입한 것은 씬 리지가 최초였다.)이었고, 그에 대한 최고의 공로는 뚝심있게 자리를 지킨 스콧 고햄Scott Gorham에게 돌아가야 할 것이다.
<Live And Dangerous>에서는 밴드 역사를 통틀어 가장 오랜 기간동안 콤비를 지낸 뚝심 멤버 스콧 고햄과 18세라는 어린 나이로 밴드에 들어왔었던 브라이언 로버트슨이 호흡을 맞추고 있다. 정말로 멋진 연주다. 가장 좋아하는 연주는 씬 리지의 주제가와도 같은 'The Boys Are Back In Town'인데 이 곡의 트윈기타 하모니는 너무 쫄깃쫄깃해서 마치 귀로 마이쮸 씹고 있는 것 같은 기분마저 든다.
또한 이 앨범은 록앨범 라이브 명반선 자리엔 언제고 빠지는 법 없이 등장하는 단골손님과 같은 앨범이다. 안에 담긴 연주도 환상적이지만, 시대에 걸맞지 않는 완벽한 녹음 수준을 보여준 음반이기도 하다. 최고의 연주와 최고의 녹음이 만난 최고의 라이브 앨범 중 하나이다.
요즘은 하드락, 헤비메럴 음반은 잘 즐겨듣지 않지만 이렇게 가끔 꺼내들으면 역시 강렬한 음악만이 줄 수 있는 짜릿한 기분을 느낄 수 있어서 참 좋다. 씬 리지와 처음 만나게 된 계기가 된 건<Live/Life> 앨범이지만 나는 여전히 그 앨범을 여전히 가지고 있지 않다. 물론 축소판 LP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_-; 다음 번에는 반드시 그 앨범을 주문해야겠다. 10년만에 이루어지는 재회의 순간이 되리라.
Thin Lizzy - Still In Love With You (from Live and Dangerous)
# by | 2009/11/03 01:40 | - 긴 레코드 감상실 | 트랙백(1) | 덧글(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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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Thin Lizzy: Live and Dangero..
일전에 focus님 블로그에서 Thin Lizzy의 1983년 라이브 앨범 Life/Live 글을 읽다가 전성기 걸작 라이브 앨범인 1978년작 Live and Dangerous가 DVD 버전으로 존재한다는 걸 처음 알고 상당히 흥분했던 적이 있는데요.. 아마존을 좀 뒤져보니 안타깝게도 미국에 정품으로 발매가 되지는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랬는데.. 얼마 전에 (아마도 땡스기빙 및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서) 소리 소문 없이 정식으로 발......more
각설하고 이 Live and Dangerous 앨범 정말 좋지요? 비록 스튜디오 더빙을 많이 했다는 오점(?)이 있긴 하지만 워낙 곡들이 주옥같은 명곡들이고 밴드가 한창 전성기를 누릴 때를 캡쳐했다는 점에서 손 꼽히는 걸작 앨범인 것 같습니다. 여기에 비하면 라이프/라이브는 어딘지 좀 지친듯한 느낌을 주지요. 녹음이 좀 답답해서 그런 탓도 있을 테고 필 리뇻의 목소리가 전성기만 못하다는 탓도 있을테고.. 개인적으로는 존 사이크스의 마초 메탈 스타일이 씬 리지에 그렇게 어울렸던 것 같지는 않다고 느끼는 탓도 있을 것 같네요.
제 씬 리지 페이보리트는 제일브레이크 앨범 수록곡 Cowboy Song인데요.. 후반후의 씬 리지 특유의 호쾌한 트윈 기타 멜로디가 정말 멋집니다. ^^)d
(웬 덧글이 이리 기냐..)
스튜디오에서 손질 많이 했다고 해도 뭐 듣기 좋으니 장땡이라고 생각해요~ 비록 인위적이라곤 해도 원본이 되는 공연자체가 좋지 않았으면 이런 멋진 라이브 앨범이 탄생할 수 없었을꺼라 생각해요. Life/Live가 사운드는 좀 딸리지만 대신 기타리스트들 총 출동하는 그런 감동적인 순간을 담고 있으니 역시 좋은 라이브 앨범인거 같아요. 썬더 앤 라이트닝은 아직 가지고 있지 않답니다. 이 포스팅을 하고나서 갑자기 씬 리지의 못들어본 앨범들을 빨리 손에 넣어 들어보고 싶어졌습니다. 오랫동안 씨디장에 묵혀둔 다른 하드락 앨범들도 꺼내듣고 싶고 그러네요~
저같은 경우는 시디 업글은 Live/Life만 했습니다 ㅎㅎ
라이브랑 다른 밴드가 커버한거 찾아듣고 그랬었는데
언제봐도 저 커버는 ㅈㄴ 짱인 것 같아요
게리무어도 씬리지에서 나왔죠. 존사이크스도..
존사이크스의 블루머더랑 화이트스네이크 1987 간만에 또 들어줘야겠네요.
그리고 딥퍼플 음악 간만에 들으니깐 너무 신나서..
CD몇장 위시리스트에 추가 되었음-_- 몇주년 몇주년 기념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