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vid Gilmour - Live In Gdansk
산울림 - 산울림 다시듣기
The Mutual Understanding - In Wonderland
Кино(끼노) - Черный Альбом
Oasis - Dig Out Your Soul
어제는 오아시스의 신보 Dig Out Your Soul의 발매일이었다. 퇴근길에 동네 레코드가게에 들려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가게에 들어서 사장님께 환한 목소리로 오아시스 신보 입고가 입고되었냐고 물었다. 그런데 되돌아온 대답은 상당히 의외였다. 그날 입고된 음반들이 모두 판매가 되어 현재 재고가 없다고 한다. 두가지의 상반된 감정이 스쳐지나갔다. 오아시스의 신보를 사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 그리고 음원이 아닌 음반을 구입해 가는 사람들에 대한 반가움.
음반이야 내일 사도 되는거고, 오아시스의 신보가 아니더라도 레코드 가게에는 사고 픈 아이템은 널리고 널려 있었다. 오히려 이렇게 신보 당일날을 목빠지게 기다리다 발매 당일 설레임을 안고 음반가게로 향했을 사람들을 생각하니 묘한 동질감이 느껴졌고, 아직도 '음반'의 발매일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기분이 유쾌해 졌다.
오아시스 신보 외에 사고 싶은 음반들이 몇 장 더 있었지만, 마이너 레이블에서 발매된 작품들이라 동네 레코드 가게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내가 무척이나 애용하는 이 가게도 상당한 내공을 가지고 있어, 웬만한 인디음반이나 수입음반들도 많이 입고가 되긴 하지만, 비트볼 뮤직을 비롯하여 몇몇 국내 마이너 레이블의 음반들은 요청을 하지 않는 이상 입고되는 경우가 드물다. 이렇게 목표했던 음반을 구입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 음반 진열장을 A에서 Z까지, ㄱ 에서 ㅎ 까지 가볍게 탐색하곤 한다. 이 음반가게의 단골이 된지도 어언 10년 정도 되었는데, 이렇게 오랜 시간을 가까이한 가게임에도 불구하고 진열장을 구경하다 보면, 구하기 힘든 음반을 전혀 예상치도 못하게 발견하여 깜짝 놀라게 될 때가 있다.
<동서남북 - 아주 오랜 기억과의 조우>
그리고, 어제도 정말 예상 외의 음반을 만나볼 수 있었다. 국내 음반들을 주욱 훑어보다가 순간 몸이 흠짓했다. 국내에서 최초의 프로그레시브락을 시도하였던 전설적인 밴드 '동서남북'의 음반이 바로 그곳에 있었다. 90년대말 시완레코드를 통해 리이슈된 이 앨범은 현재 무척이나 구하기 힘든 희귀반이 되어버렸다.(수많은 시완레코드의 발매 앨범들이 그렇듯) 사실 나는 동서남북의 이 음반을 지난해 초 우여곡절 끝에 중고거래를 통해 구입하는 행운을 맛볼 수 있었다. 그런 동서남북의 음반이 바로 내 눈앞에 미개봉 상태의 새 음반으로 가지런히 꽂혀 있었던 것이다. 지금까지 이걸 왜 못보고 지나쳤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나는 비록 이 음반을 가지고 있었지만, 알아주는 사람도 거의 없는 동서남북의 음반을 레코드 가게의 구석탱이에 그대로 두고 나올 수가 없었다. 이 앨범을 갈망하는 누군가의 기회를 앗아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이 가게에서 이 음반이 빛을 볼 확률은 거의 없을 것 같아 보였다. 그리하여 동서남북의 음반이 두 장이 되어 버렸다. 소장용으로 산 것은 아니다. 앞으로 이 음반을 필요로 하는 좋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선물로 건네주고 싶어서 샀다. 이 앨범은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
<산울림 - 산울림 다시듣기>
두번째로 산 음반은 산울림의 3장짜리 베스트 앨범, 산울림 다시듣기 이다. 이 앨범도 요즘은 온라인 상에서는 만나보기 힘들고 오프라인 상점에서나야 볼 수가 있다. 예전부터 항상 위시리스트에 들어가 있던 음반인데, 이번 쌈싸페에서 김창완밴드의 공연을 보고나서 더 이상 음반구매를 미룰 수 없다는 생각에 가볍게 질렀다. 산울림의 초기 정규앨범들이 모두 절판된 현 시점에서 그들의 옛곡들을 음반으로 소유할 수 있는 길은 오로지 이 음반을 통해서 이다. 그리고 이 베스트 앨범마저 슬슬 절판의 기미가 보이고 있다. 다른 밴드도 아니고 산울림의 음반이 이러한 처지라니... 산울림의 정규앨범을 생각할때면 국내 음반시장의 암울한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이 너무나 커지곤 한다.
<David Gilmour - Live In Gdansk>
마지막으로 David Gilmour의 최신 라이브 앨범 Live in Gdansk를 샀다. 이 앨범은 그닥 끌리는 앨범이 아니었는데, 얼마전에 안타깝게 세상을 등진 Rick Wright의 연주를 들을 수 있는 마지막 앨범이란 사실이 마음을 움직였다. 비록 길모어의 라이브 앨범이지만 Echoes, Shine On You Crazy Diamond, Astronomy Domine 등을 비롯한 Pink Floyd의 많은 곡들이 담겨있다. 앨범은 2CD 포멧과 2CD + 1DVD 포멧, 이렇게 2가지 종류로 수입되었다. 사실 음반에 딸린 DVD는 잘 감상하지 않게 되는 경향이 있어, 가능하면 웃돈 주고까지 그런 앨범을 사려고 하진 않는데, 이번 경우엔 릭 라이트의 생전 마지막 모습을 볼 수 있다는데 의의를 두고 과감하게 DVD가 포함된 앨범을 구매했다.
<Oasis - Dig Out Your Soul>
오늘 퇴근후 광화문 교보문고에 들려 고대하던 오아시스의 신보를 손에 넣었다. 지금 내 방의 스피커에선 진짜 로큰롤이 뭔지 아는 형님들의 음악이 터져나오고 있다. 아직 전곡을 재생하진 못했지만, 개인적으론 전작 Don't believe the truth 보다 멋지다. 새 앨범 발매와 함께 조만간 월드투어도 시작을 할텐데, 우리나라에 다시 한 번 들려준다면 작년 내한공연에 가지 못한 한을 원없이 풀 수 있을텐데 말이다.
<Кино(끼노) - Черный Альбом>
광화문 교보 핫트랙스에 가면 항상 월드뮤직 코너를 거의 가장 먼저 찾곤 한다. 구비량은 많지 않지만, 매번 새롭게 수입된 앨범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나름 쏠쏠하다. 이번에는 놀랍게도 한국계 러시안 빅토르 최가 몸담았던 밴드 Кино(끼노)의 마지막 앨범 Черный Альбом가 입고되어 있었다. 중학교 시절 공중파 방송을 통해 빅토르 최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방영되고 그의 음악이 국내에서 재조명 받으면서, 끼노의 편집 앨범 몇 장이 국내 발매된 적이 있었다. 테이프로 빅토르 최의 음반을 한 장 가지고 있는데 이를 씨디로 구하고 싶은 마음이 항상 간절했다. 중고음반으로 구입할 수 있는 기회도 번번히 놓쳤었다. 그러한 빅토르 최의 음반이 바로 눈앞에 보이는데 어찌 주저할 수 있겠는가. 빅토르 최가 의문의 사고로 사망한 후에 발매된 앨범이라 그런지 앨범 커버에서 부터 유작 앨범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완벽하게 검은 바탕 가운데에 조그만 흰 글씨로 끼노의 이름이 적혀있다. 조금은 덜 요란한 AC/DC의 Back In Black 커버같다.
<The Mutual Understanding - In Wonderland>
핫트랙스에서도 역시 진열장 전체를 대충 훑으면서 구경을 했는데, LP미니어쳐 포멧을 중심으로 앨범을 탐색했다. LP미니어쳐는 일반 씨디와 높이가 달라서 빠르게 탐색하면서도 쉽게 눈에 잡힌다. 그러던 중 최근에 비트볼 뮤직를 통해 LP미니어쳐 형태로 리이슈된 소프트록 명반 The Mutual Understanding의 앨범을 발견. 눈독들이고 있던 앨범이었는데 음반의 실제 모습을 보니 너무 이뻐서 바로 손에 잡았다. 집에 돌아와 비닐을 벗겨보고, 역시 비트볼 뮤직의 판이라고 감탄했다. 이런 품질의 LP 미니어쳐라면 일본반이 부럽지가 않다. 비트볼 뮤직 같은 레이블이 국내에 존재함을 감사한다.




덧글
렉스 2008/10/09 23:47 # 답글
저도 아쉽게도 산울림을 저렇게라도 해결하기로 맘 먹고 예전에 구입했죠^^);
지기 2008/10/11 02:12 #
산울림 전작 LP미니어쳐 박스세트가 언젠간 발매될 날이 올껍니다! 언젠간요...
석원 2008/10/10 00:00 # 답글
이 심각한 경제위기 국면에 이런 과소비(?)를 하시다니 반성하세욧!* 이 덧글은 음반수집가님 블로그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기 2008/10/11 02:13 #
저는 내수경기 부양을 위해 크게 힘쓰고 있는 겁니다! 밥은 굶어도 씨디는 사야죠~ ㅎㅎ
짜짜라 2008/10/10 00:50 # 답글
이번 신보 너무 좋습니다. 하루에 세번씩 듣고 있어요. 리듬파트가 다른 앨범들에 비해 엄청나게 강해져서 그런지 뭐랄까.. 굉장히 원초적인 사운드?
지기 2008/10/11 02:15 #
원기충만한 에너지가 느껴져서 좋아~ 나도 이번 앨범 무지하게 마음에 든다네!
국화 2008/10/10 02:59 # 답글
오아시스 . 산울림에 어머낫 .
지기 2008/10/11 02:15 #
오아시스 신보 참 좋아요~^^ 산울림은 이제서야 산게 민망할 따름입니다.
류사부 2008/10/10 11:23 # 답글
산울림 다시 듣기는 저도 사서 들어볼까 합니다. 예전부터 장바구니신세였는데쌈싸페를 계기로 불씨가 ㅎㅎ
지기 2008/10/11 02:16 #
그거 향뮤직이랑 뮤직랜드에는 재고없음. 온라인 상에 잘 안보이더라. 어제 광화문 교보에 꽃혀있는거 봤음~
newmeca 2008/10/12 17:39 # 삭제 답글
꺄앙.. 산울림 쌈싸페때 모자와 스파게티 너무 좋더라..그 확성기를 나도 하나 장만해 봐야지 ㅎㅎ
지기 2008/10/13 01:23 #
다음번엔 확성기 장만해서 거기다가 창완이형님 싸인 꼭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