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를 보고나니 비틀즈의 음악이 심하게 땡겨왔다. 친구와 함께 걸으면서도 비틀즈의 음악을 계속 흥얼거리고 싶은 마음이 솓구쳤고, 잠시 대화가 끊길 때면 내 입은 몇 초나마 비틀즈의 음악을 흥얼거리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나같은 인간은 무슨 일을 저지르게 될까? 음 그렇다. 못다 메꾼 비틀즈 음반은 오늘같은 날에 질러야 하는 것이라고 자기합리화를 하면서 음반가게로 발걸음을 옮기게 되는 것이다. 결국 그간 못 산 'Let It Be' 앨범을 오늘에서야 마련하다.
저녁 때는 친구들과 그저 그런 맥주집 한 곳으로 기어들어 갔다. 그런데 전혀 의도하지 않고 앉은 자리의 바로 옆에 비틀즈의 포스터가 붙어있는 것 아닌가. 아무래도 오늘은 비틀즈를 위한 날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니 거기다가 가게 들어온지 한 20분쯤 지났을까? 가게에서 Hey Jude가 나오네. 만약 그 가게가 락 지향의 바 였다면 이런 우연의 요소가 어느 정도 상쇄될 수 있었겠지만, 그곳은 그저 그런 프렌차이즈 맥주집 중 하나였다.
그런데 오늘의 비틀즈와의 인연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Hey Jude가 나온 뒤 또 한 30분 지났을까? 이번엔 George Harrison의 Give Me Love가 나오기 시작했다. 야~ 가게 아저씨가 음악 좀 틀 줄 아시는 구나. 프렌차이즈 맥주집에서 이런 주옥같은 넘버를 듣게 될 줄이야. 의외였던 해리슨 음악의 선곡으로 인해 오늘은 정말 비틀즈와 내가 우주의 차원을 넘나드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기분 마저 들었다. 마치 비틀즈를 주제로 한 폴 오스터의 소설 속 주인공이 된 느낌이랄까? -_-;;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는 지금 비틀즈의 음악을 들으면서 이 포스트를 쓰고 있다. 하하. 평범한 일상도 비틀즈란 요소로 인해 이리도 유쾌하게 변조될 수 있다는 사실이 즐겁다. :)




덧글
2008/02/24 13:56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Zikk 2008/02/24 23:44 # 답글
비공개님 / 네 좀 호불호가 많이 갈릴 영화이긴 합니다.^^; 몇몇 장면에서는 실소를 금할 길이 없었고, 전체적인 구성이 좀 쉣인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전 젊은 청춘남녀들의 희망찬 연애담에는 관대합니다. ㅎㅎ 시선에 따라서 비틀즈의 음악에 대한 모독으로 볼 수도 있겠고, 유쾌하게 이용한 것으로 볼 수도 있겠죠?
다이고로 2008/02/25 10:38 # 답글
힝; 일요일날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2008 그래미 시상식에서도축하공연에 비틀즈가 있더군요;; ㅎㅎ 이 영화도 사운드트랙 부분에 올라갔던데;;
Zikk 2008/02/28 08:42 # 답글
다이고로님 / 사운드트랙만 들으면 좀 깰꺼 같습니다. ;; 비틀즈의 음악이 아메리칸 아이돌스럽게 변해버린 터라 영상 없이 음악만 들으면 민망한 기분일 것 같네요. 그나저나 이번 그래미 못봤는데 구해서 함 봐봐야 겠습니다,.
ultrafunk 2008/03/04 13:35 # 답글
사운드트랙을 충동구매하려다가 참았는데 다행입니다. 요즘 나온 OST중에서 [I'm not there]이 가장 맘에 듭니다.
Zikk 2008/03/05 00:12 # 답글
ultrafunk님 / 잘하셨어요. 음악만 그냥 들으시면 실망하실수도 있을꺼 같아요. 암낫데어 OST는 저도 킹왕짱입니다. 암낫데어 3월 27일 스폰지 하우스에서 개봉 확정입니다~ 바로 보러 갈껍니다~
은비 2009/02/02 12:30 # 삭제 답글
안녕하세요 잡지 코스모폴리탄 어시스턴트 강은비입니다. 음악관련 블로그 찾다가 들렸어요.^^ 다름이 아니라, 저희 잡지에서 대학교에만 나가는 캠퍼스지 코스모 캠퍼스에 블로그 소개란이 있거든요. 거기에 이 블로그를 소개하려고 하는데 어떨까 해서요. 대학생이신지 직장인이신지 궁금해요. 아무래도 캠퍼스지라서 대학생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암튼 답글 기다릴께요. 좋은 하루 되세요! ^^
지기 2009/02/02 19:54 #
안녕하세요. 제 블로그를 소개하려고 하신다니 말씀만으로도 참으로 감사하네요.^^ 캠퍼스지에 소개하는 건 저도 환영입니다만, 안타깝게도 제가 대학생이 아니라 작년부터 직장인의 몸이 되버리고 말았네요. 블로그는 학생 시절부터 시작했지만 블로그도 저와 함께 나이를 먹어버렸습니다. 잡지 취지에 벗어나지 않는 거라면 올리셔도 무관합니다. 그게 아니라면 괜히 헛걸음 하신것 같아 조금 민망하네요^^;; 웹상에 참 좋은 블로그들이 많으니 꼭 소개할만한 좋은 블로그 찾으시길 바래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