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 엔고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지라 요즘은 일본 음반들은 구입할 엄두를 내기 힘들다. 이번 1월에는 내 일상의 거의 대부분이 회사에서 야근하고 주말근무에 희생되어 버렸는데, 그 반대급부로 월급통장은 평소보다 두둑했다. 그 결과, 예상 외의 수입으로 인한 여유에 회사에 뺴았긴 개인시간에 대한 보상심리가 겹쳐서 그간 위시리스트에 넣고 참아왔던 일봄 음반들을 미친 척하고 중고도 아닌 새 음반들으로 몇 장 덜컥 주문해 버렸다.



주문한 앨범들을 지난 주에 받았는데, 그 중 오오타키 에이이치大滝詠一의 작품집 <EIICHI OHTAKI SONG BOOK I>를 며칠째 반복해서 재생하고 있다. 하루에 최소 2번씩은 듣고 있다. 이 앨범은 오오타키 에이이치가 다른 가수들에게 준 곡들을 모아서 수록한 컴필레이션 앨범으로, 원래 1980년~1985년 사이의 작품들 중 16곡을 담고 있었는데, 지난 2010년 나이아가라 불멸의 프로젝트 기획(2005년 이후 매년 3월 21일 나이아가라 레이블 카달로그의 리마스터반 내지 30주년 기념반을 발매)의 일환으로 6곡이 추가로 수록된 증보판으로 발매되었다. 물론 리마스터링도 새로이 되었다.
오오타키 에이이치가 다른 가수에게 준 곡이라고는 마츠다 세이코의 곡들을 들어본게 전부 였는데, 이 컴필레이션에 수록된 모든 곡들이 정말 너무나 좋다. 이 컴필레이션은 정말이지 듣는 사람을 완전 무장해제 하게 만드는 낙원속의 음악 같다. 본 증보판에는 오오타키 에이이치가 1985년 활동 중단 후 은둔에 들어간지 12년만인 1997년에 발표했던 싱글 '행복한 결말幸せな結末'이 추가되었는데 이 싱글은 가지고 있지 않은 지라 특별히 반가웠다. (노래 제목을 영어로 하면 Happy End 즉, 핫피엔도가 되는데 이런 디테일이 참 재밌다.)
내가 오오타키 에이이치의 음악을 접하게 된 것은 3년 전 (맞나?) 이제는 유명무실해진 씨디듣는 블로거 모임(이하 씨블모)에서 나이아가라 트라이앵글 Vol.2에 수록된 불후의 명곡 'A면으로 사랑을' 소개해 모 님 덕분이다. 당시 모 님께서 틀어주신 그 노래를 한 번 듣고 완전히 꽂혀버렸었는데, 감상회가 끝난 뒤 가위바위보 승자에게 그 음반을 차지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됬다. 그리고 그 음악과 인연이 있긴 있었는지 우연히도 내가 가위바위보 배틀의 최종 승자가 되어 앨범을 차지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이후...

이렇게 되어 버렸다... 오오타키 에이이치와 관련된 음반들인데 아직도 구해야 할 음반들이 많이 남아있다. 나이가라 트라이앵글 Vol.2로 일본 음악에 눈을 뜬 이후로, 재패니스 씨디팝에 관심이 부쩍 커졌고, 여러 명인들의 음악들 들어 봤지만, 그래도 역시 오오타키 에이이치의 음악은 여전히 내 마음 속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롱바케 이후 그의 전매특허가 되어버린 달콤하고 로맨틱한 멜로디+촉촉하고 찰랑거리는 질감의 프로듀싱의 곡을 듣고 있으면 내가 앉아 있는 여기가 그냥 발리가 되고, 몰디브가 되어버리는 마법같은 효과를 발휘한다. 그의 음악을 들으면 언제나 마음이 최적의 행복 상태가 되는 것 같다.
이번 3월 21일에도 어김없이 나이아가라 관련 앨범의 리마스터링 버젼이 발매되는데, 올해는 내게 큰 의미를 가지고 있는 나이아가라 트라이앵글 Vol.2의 30주년 기념반이 발매된다. 이번 기념반은 2 Disc 사양으로 발매되는데 Disc 2에는 그냥 가라오케 버젼의 곡들이 실려있는지라 딱히 끌리진 않지만, 내가 가진 Vol.2는 라마스터링도 안된 구판인지라, 나름 의미 있는 음반이란 것을 빌미로 업그레이드 하게 될 것 같다. 다음 번엔 오오타키 에이이치 SONG BOOK 2도 구입을 하고 싶은데, 분명 사고 나면 증보판 내지는 리마스터 버젼이 나올 것이 뻔한데, 그렇다고 재발매를 언제까지고 기다릴 수도 없고... 아 이래서 덕후는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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