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변풍경 유앤미블루 공연 간단후기

정말 기적적인 유앤미블루 단독공연을 본게 올해 7월 달이었는데 그로부터 몇개월 되지않아 또다시 유앤미블루를 공연장에서 만나게 되었다. 이번에는 유앤미블루가 너무도 사랑하는 김현식형님의 곡을 연주한다는 이야기에 기대를 잔뜩 하고 갔더랬다.

공연 초반은 지난 단독공연때 선보였던 유앤미블루의 신곡들로 진행되었다. 6곡 정도가 지나고, 방준석씨와 이승열씨의 멘트가 잠시 오고 간 뒤에 김현식형님의 곡이 연주되기 시작했다. 유앤미블루가 연주하는 김현식의 첫 곡은 3집 수록곡 '슬퍼하지 말아요'였다. 어쿠스틱기타로만 연주되는 원곡과는 달리 80년대 로크삘 나는 유앤미블루의 새로운 편곡으로 연주되었다. 이 곡은 이승열이 보컬을 맡았다. 다음곡은 역시 3집 수록곡이자 너무나 사랑하는 '비처럼 음악처럼'. 이 곡은 다른 악기들의 연주는 없이 키보드에 방준석씨의 보컬만으로 연주되었는데, 내가 이승열보다 방준석의 보컬을 훨씬 좋아하는지라, 이 곡을 그가 불러주어서 좋았다. 휴, 여기까진 분위기가 좋았다. 비록 현식이형이 불러주는 '비처럼 음악처럼'은 아니었지만 생전 처음으로 실제 공연장에서 그 곡을 듣고나니 뭉클한 감동이 일었다.

근데...근데...2곡이 끝나고 이승열씨가 멘트하길...김현식씨 곡은 3곡밖에 준비 못했다고... 준비가 부족해서 아쉽다고... 이제 다시 유앤미블루의 곡들을 연주한다고.......... 아오, 진짜 그 멘트 듣는 순간 낚였다는 생각밖에 안들었다. 내가 비록 유앤미블루를 좋아하긴 하지만 그래도 오늘은 현식이형님 노래들으러 온건데 3곡이 뭡니까? 3곡이?? 이럴꺼면 예매 사이트 프로그램 설명란에 뭐라고 설명을 해놔야 할 꺼 아닌가요 ㅠㅠㅠㅠ  나야 유앤미블루도 좋아하고 김현식형님도 좋아하지만, 혹시 김현식이란 이름때문에 공연찾아온 사람이 있었다면 제대로 낭패를 봤을 것 같다.

아무튼 솔직히 이후로 난 좀 삐져버려서 공연이 전반부보다는 귀에 잘 안들어 왔다는...ㅋㅋ 결국 조만간 나올 유앤미블루의 새앨범에 쓰일 신곡들 열몇곡에 김현식씨의 곡은 띨룽 3곡만 들어간 공연이 되었다. 공연 맨 마지막에 남은 한 곡의 현식이형 곡이 연주되었는데, 당근 '내사랑 내곁에'일 줄 알았지만, '그대와 둘이서'였다. 김현식의 노래 3곡 모두 3집에서 선곡했는데, 이걸 보면서 곡 선정도 조금 무성의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공연자체는 좋았다. 차라리 천변풍경이란 타이틀을 내걸지 않았으면 더 나았으리란 생각이 든다.

요런 실망감에도 불구하고 이번 공연에서 정말로 좋았던 것은 방준석씨의 보컬이 무척이나 좋아졌다는 것이다. 사실 작년 쌈싸페때 유앤미블루 공연에서 방준석씨의 보컬을 듣고 옛날의 그 목소리는 다 사라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고, 지난 7월 공연때도 비슷한 느낌이었는데, 이번 공연에선 목소리 우왕굳. 옛 유앤미블루 시절 목소리를 듣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새 앨범 작업하시느라 보컬트레이닝을 열심히 하고 계신가 보다.

유앤미블루의 곡 중에 방준석씨의 보컬 곡들을 훨씬 좋아한다. 분명 노래를 딱히 잘 부르는 건 아닌데 사람을 잡아끄는 매력이 있다. 특히 고음부분의 허스키 보컬이 참 매력적이다. 성대가 혹사당하면서 막 긁히는 것 같은 기분도 들고, 삑싸리가 날까말까하는 경계 위에 위태위태하게 서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근데 이게 참 맛깔스럽고 이 맛에 방준석씨 보컬을 참 사랑한다. 이번 공연때 가끔 진짜 삑사리가 날뻔도 했지만ㅋㅋ 방준석씨의 노래를 듣고나니 새 앨범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커졌다. 분위기를 보아하니 조만간 싱글이 먼저 나올 것 같고 정규앨범은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 같긴 하지만, 무척 멋진 컴백작이 될 것 같다. 기대기대~

by 지기 | 2009/11/06 02:10 | - 청춘의 스테이지 | 트랙백 | 덧글(21)

Thin Lizzy - Live and Dangerous

정말 오랜만에 씬 리지Thin Lizzy의 라이브 앨범을 꺼내 들었다. 음악을 듣고 보니 씬 리지를 처음 만났던 순간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오르는 듯 하다. 씬 리지의 음악을 처음으로 듣게된 계기는 상당히 단순했다. 고등학교 시절 즐겨보던 핫뮤직을 통해 이들의 이름 석자를 또렸히 기억하고 있었지만 음반을 접할 기회는 잘 찾아오지가 않았었다. 그런데 어느날 옆집에서 집안 정리 한답시고 LP 수십여장을 쓰레기로 복도에 내놓았었다. 어떤 음반들이 있었는지 잘 기억나지는 않는데, 마이클 볼튼의 앨범이 있었던 것은 확실히 기억나고 그외에도 대부분 팝음악 LP였다. 혹시 집에 주워 갈 껀덕지가 없나해도 음반들을 들추다 보니 발견한게 AC/DC의 <Back In Black>과 <Dirty Deeds Done Dirt Cheap> 앨범 수록곡을 짬뽕해서 만든 AC/DC 편집앨범 한 장(아마 금지곡을 제외하고 합본해서 발매한 듯 한데 이 편집본 제목이 <Rock And Roll Ain't Noise Pollution>이다. 로큰롤은 공해가 아닌데 왜 그 시절엔 자꾸 짜르셨나요?)과 레드 제플린의 <Presence> 앨범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금 이야기하고자 하는 씬 리지의 라이브 앨범 <Live/Life> 였다.

사실 주워 온 <Live/Life> 앨범도 온전한 상태의 음반은 아니었다. 원래 더블앨범 구성인 이 앨범을 라이센스하면서 친절하게 한 장의 앨범으로 압축해 준 것이다. 커버 뒤의 전영혁씨의 해설글을 읽다보면 이런 문구를 발견할 수 있다. "본 앨범은 국내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한장(Side 3, 4)으로 축소 발행된 점이 다소 아쉽긴 하나...후략" 설마 진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저렇게 했으리란 생각은 들지 않고, 국내 음반시장의 사정상 어쩔수 없었으리라 믿는다. 근데 '다소' 아쉽다는 멘트는 지금 볼 땐 '다소' 우스워 보이는게 사실이다.^^;;

내 방에는 턴테이블이 없었던 지라 부모님이 집에 없는 시간대에 거실에서 씬 리지의 앨범을 처음 재생해 보았다. 기타 사운드도 멋졌지만 내 귀를 가장 먼저 사로잡은 것은 보컬 필 리뇻Phil Lynott의 이질적인 목소리였다. 그때까지 들었던 하드록 밴드의 보컬들은 대부분 날카로운 고음이었던 반면, 필 리뇻의 목소리는 전혀 새로운 종류의 것이었다. 하드락 보컬하면 떠오르는 공격적인 모습과는 거리가 먼, 슬픔 머금은 애수가 느껴지는 중저음의 허스키 보컬이었다.

아무래도 방에서는 LP를 재생할 수 없다보니, 씬 리지의 음악을 좀 더 제대로 듣기 위해서는 음반을 구입해야 했다. 헌데 <Live/Life> 앨범은 더블 앨범이라 가격이 비싸서 잘 엄두가 나지 않았다. 어...그랬던 걸 생각해 보면 저 위해서 축소 발행본 해설글 비웃었던 것 취소해야겠다. 당시의 나는 진짜로 2CD가 부담스러웠다. 아무튼 간에 그래서 대안으로 집어든 앨범이 그들의 또다른 걸작 라이브 앨범 <Live And Dangerous> 였다. 이 앨범도 원래 더블앨범 구성이지만 CD로는 한장에 다 들어가는 분량이라 1CD로 나와 있었다. 글을 쓰다보니 또 하나 생각나는게 있다. 고등학교 당시엔 처음 듣는 뮤지션의 앨범을 살 때 라이브 앨범을 선택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한번에 뮤지션의 여러 히트곡을 들어보고 싶었던 것이 첫째 이유이고, 정규앨범이 아닌 편집앨범은 구매는 꺼렸던 것이 둘째 이유이다. 이 두가지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선택이 바로 라이브 앨범이었다.

각설하고 이 음반을 통해 드디어 본격적으로 씬 리지의 음악을 듣게 되었고 그들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아일랜드 특유의 애수어린 정서가 강렬한 하드락 사운드 속에서 풍겨나오는게 정말 좋았다. 그리고 필 리뇻의 매력적인 목소리는 그를 단숨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락보컬리스트 중 하나로 꼽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필 리뇻의 카리스마도 강렬하지만 씬 리지 하면 기타리스트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씬 리지와 함께 했던 기타리스트들의 명단은 화려함 그 자체이다. 게리 무어Gary Moore를 비롯하여 브라이언 로버트슨Brian Robertson, 로저 워터스의 백업 기타리스트로 유명한 스노위 화이트Snowy White, 그리고 섬광기타의 존 사이크스John Sykes 까지. 이토록 화려한 기타리스트를 배출한 밴드이지만 그들의 기타 사운드가 유달리 빛났던 것은 기타리스트 개인의 노련한 연주였다기 보다는 찰지고 꽉 짜인 사운드의 트윈기타 시스템 덕분(록음악에 트윈기타 시스템을 도입한 것은 씬 리지가 최초였다.)이었고, 그에 대한 최고의 공로는 뚝심있게 자리를 지킨 스콧 고햄Scott Gorham에게 돌아가야 할 것이다.

<Live And Dangerous>에서는 밴드 역사를 통틀어 가장 오랜 기간동안 콤비를 지낸 뚝심 멤버 스콧 고햄과 18세라는 어린 나이로 밴드에 들어왔었던 브라이언 로버트슨이 호흡을 맞추고 있다. 정말로 멋진 연주다. 가장 좋아하는 연주는 씬 리지의 주제가와도 같은 'The Boys Are Back In Town'인데 이 곡의 트윈기타 하모니는 너무 쫄깃쫄깃해서 마치 귀로 마이쮸 씹고 있는 것 같은 기분마저 든다.

또한 이 앨범은 록앨범 라이브 명반선 자리엔 언제고 빠지는 법 없이 등장하는 단골손님과 같은 앨범이다. 안에 담긴 연주도 환상적이지만, 시대에 걸맞지 않는 완벽한 녹음 수준을 보여준 음반이기도 하다. 최고의 연주와 최고의 녹음이 만난 최고의 라이브 앨범 중 하나이다. 

요즘은 하드락, 헤비메럴 음반은 잘 즐겨듣지 않지만 이렇게 가끔 꺼내들으면 역시 강렬한 음악만이 줄 수 있는 짜릿한 기분을 느낄 수 있어서 참 좋다. 씬 리지와 처음 만나게 된 계기가 된 건<Live/Life> 앨범이지만 나는 여전히 그 앨범을 여전히 가지고 있지 않다. 물론 축소판 LP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_-; 다음 번에는 반드시 그 앨범을 주문해야겠다. 10년만에 이루어지는 재회의 순간이 되리라.


Thin Lizzy - Still In Love With You (from Live and Dangerous)

by 지기 | 2009/11/03 01:40 | - 긴 레코드 감상실 | 트랙백(1) | 덧글(17)

디스 이즈 잇 (This Is It, 2009)

극장을 나서는 길이 정말로 아쉬웠다. 영화 자체에서 느꼈던 아쉬움이 아니었다. 그의 떠나간 빈자리가 너무나 크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영화는 일체의 가공없이 '디스 이즈 잇 ' 투어의 리허설 장면을 날 것 그대로 보여준다. 화려한 무대조명도 없고, 현란한 카메라 워크도 없고, 간지나는 무대의상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허설 무대위의 마이클의 모습은 어느 때 보다 반짝반짝 빛나 보였다.

오랜 공백기간에도 불구하고 그의 천재적인 센스는 전혀 녹슬지 않은 것 처럼 보였다. 좀 더 나은 공연을 만들기 위해 동료들과 함께 고민하고, 또 그들에게 의견을 피력하면서 쇼를 주조해 나아가는 과정을 보면서 그의 천재적 면모에 탄복했고, 인간적인 면모에 감동했다. 이미 그가 떠나버린 마당에 만약이란 말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지만, 그래도 만약 '디스 이즈 잇 ' 투어가 실제로 이루어 졌다면 이 공연은 정말 또 하나의 전설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마이클의 기량은 전혀 녹슬지 않았을 뿐 더러, 오히려 마지막 월드투어라는 타이틀에 임하는 각오 때문인지 전성기때에 가까운 폭팔력을 힘껏 쏟아내고 있는 것 같다. 그의 완벽주의와 스텝들에 대한 인간적 교감 아래서 백밴드는 완전무결한 연주를 보여준다. 보다 발전된 무대 테크놀로지는 안그래도 화려하기로 유명한 그의 무대를 더더욱 환상적으로 만들어 줬을 것이다. 리허설만 보아도 완벽하게 성공적인 무대, 팝 엔터테이먼트의 절정을 보여주었으리라는 사실을 의심할 수 없다. 하지만 그는 이제 이곳에 없다.

'디스 이즈 잇' 투어의 메이킹 필름이 되었을 지도 모르는 이 영상들은, 만들어 지지 못한 작품의 작업 과정을 찍은 미완의 영상 즉 메이킹 필름 아닌 메이킹 필름이 되었다. 분명 걸작이 되었음이 분명한 작품이 결국 탄생하지 못한 과정을 보는 아쉬움이 마음 속에 쌓이고 쌓인다. 영화를 보면서 그에 대한 그리움이 너무나 커져 버렸다. 리허설 중 'I'll Be There'를 부르는 장면에서 느꼈던 뭉클함은 앞으로 그의 음악을 들으며 그의 빈자리를 깨닫게 될 때 마다 항상 찾아올 것 같다. Wish You Were Here...


by 지기 | 2009/11/01 23:09 | #4 방 : 활동사진소 | 트랙백(1) | 덧글(10)

고마운 여러분들

간만에 또 한번의 밤샘. 어제 회사에서 몸이 엄청 피곤한 것 같아서, 오늘은 절대로 밤새지 않으리라고 다짐하고 왔건만 결국은 또다시 밤샘모드로... 씨블모 멤버들과 만나면 희한하게 밤새는 경우가 엄청나게 많이 생긴다. 평소 거의 밤새는 술자리는 없는데 말이다. 그만큼 오랜 시간동안 보고 싶고, 함께 있으면 즐거운 사람들이어서겠지. 덤으로 함께하는 음악도 추가요.

아침에 집에 도착하니 7시 가까운 시간이었다. 씻고나서 완전히 뻗은채로 잠이 들었는데, 그러다 일어나서 지금 몇시쯤 되었지? 낮 2시쯤 되었나? 하고 핸드폰을 열어보니 저녁 5시반...ㅠㅠ 하루가 다 날아가 버렸다. 침대에서 일어나 밥을 먹고 좀 있는데 몸이 쳐지는 느낌이라서 침대에 계속 들어가 있었는데, 몸이 침대 안으로 흡수되는 듯한 기분...노다메 칸타빌레 드라마에서 코타츠에 중독되는 에피소드 생각이 났다. 코타츠에서 나오기 싫은 그들 심정이 이해가 갔다. 그렇게 침대에 계속 누워서 게으름 피면서 졸다 깨다를 반복. 오늘 대략 15시간 정도는 침대에 붙어있었던 것 같다. 후우... 아무래도 밤새고 나면 휴유증이 넘 심해서 다들 이제 앞으론 밤새지 말자곤 하는데, 과연 지켜질 수 있을지?

어제 받은 생일선물 인증샷. 정말로 너무 고마운 여러분들 이었습니다. 습누나가 미리 줬던 퀴바디스 수첩이랑, 어제 자리에 나오진 못했지만 역시 미리 선물주신 석원님의 더 밴드 씨디도 껴서 찍었어요.


밍양 : 요번에 친해질 수 있어서 좋았다는. 밀키바로 씻어서 우유빛 피부남 마야마 될께~ 앞으로 자주 보아~

lys누나 : 제가 또 쿠바하면 환장하시는거 어찌 아시고~ 사진들 보면서 설레는 시간 가질께요. 곧 올 생일때 봐용.

습누나 : 그러고 보니 lys누나가 준 책은 쿠바책이고, 누나가 준 수첩이름은 아바나 네요~ 된장 필기남 될께요. 그리고 아무리 놀려도 난 흔들리지 않음.

석원형 : 어제 안오셔서 참 아쉬웠어요. 밴드 앨범 미뤄둔 건 형께 받으리라는 계시때문이었나 봅니다. 잘 들을께요!

런군 : 워낙 추억 많은 밴드라서 리마스터 되었을 때 부터 꼭 다시 구해야겠다 생각했는데, 그간 손이 잘 안갔어. 하지만 덕분에 겟! 일찍 가서 아쉬웠어. ㅠㅠ

국화양 : 역시 훈훈한 취향을 가진 국화. 회사에서 음악 못듣는 대신 저 마우스패드 놓고 쓰면서 음악의 정기를 받겠어~

짜짜라군 : 너무나 놀라운 선물&포장이었삼! 우왕~ 집에 와서 보니 안에 크라우저2세씨를 위한 스탠드가 들어있더라. 마이크랑 여러 종류의 손들도! 이 기회에 라이센스된 카지 히데키 앨범도 사야겠다능 ㅋㅋㅋ 그나저나 너 너무 무리한거 아닌가 몰라 ㅠㅠ

류사부군 : 간만에 손발 오그라드는 편지를 받아보니 감회가 새로웠음. 너무 건전하고 풋풋한 얘기들만 해서 좀 머쓱했지만 훈훈하고 감동적이었삼. 우리 뒈지기 전까지 낭만을 잃지 말자꾸나.

스푼님 : 우앙 ㅠㅠ 저 졸업식 같은거 빼고 얼마만에 꽃 받은 건지 모르겠다는... 감동이었어요. 그리고 덕분에 간지사진들도 남았쬬~ㅎㅎ 고마워요.

꿈의대화형 : 바쁜 와중에도 불구하고 와줘서 고마워요. 결혼식은 제대로 갔을려나 모르겠네요. 다음번엔 향뮤직에서 봅시다. ㅋㅋㅋ


아무튼 모두에게 고마웠단 말 다시 한 번 얘기하고 싶네요. 우리 나이 오십 육십 먹어서도 밤새고 음악들으며 놉시다. 늙어도 밤샐 수 있게 다들 건강하세요. 아, 그리고 조만간 다가올 생일은 11월22일 lys누나 생일이랑 12월 13일 국화 생일 이에요.

by 지기 | 2009/11/01 02:29 | #2 정원 : 맘껏 뛰노는 정원 | 트랙백 | 덧글(14)

심판The Trial


좋은 아침입니다. 친애하는 구더기 각하
제가 확실하게 설명 드리겠습니다.
각하 앞에 서 있는 저 죄인은
정당한 과정으로 결과를 얻으려한 죄목으로
현장에서 붙잡힌 현행범입니다.
인생의 패배자이지요.
선생을 불러들여라!

저는 항상 저녀석이 언젠간 일을 저지를 것 같았습니다. 각하
만약 제게 기회가 주어졌다면 저 놈을 세뇌했을텐데
제가 각하 똥꼬 빠느라 바빠서 어쩔 수가 없었습죠
좌빨골수분자란 작자들이
저놈을 저런 인간쓰레기로 만들었습니다
제가 오늘 손 좀 보게 해주십시오

난 미친 거야
뫼비우스 띠 처럼 난 미쳐버렸나 봐
모순 속에 갇혀 버렸어
그들이 내 유니콘의 뿔을 빼앗아 간 게 틀림없어
미쳤어요
뫼비우스 띠 처럼 난 미쳐버렸나 봐

이 빌어먹을 밉상 지금 거기 갇혀 있군
네가 영원히 낙오자가 되면 좋겠어
넌 법을 어겨서라도 날 먹여살려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어! 이제 네 갈 길을 가
최근엔 또 어떤 삽질을 하고 계시나?
구더기 각하, 딱 5분만 단둘이 있게 해주십시오

얘야~~~~~
엄마에게 오너라, 아가
안아줄 테니 이리 오렴
나리, 제 애가 저렇게 되길 원하지 않았어요
왜 세상을 어렵게 살려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구더기 각하, 제 아이를 집으로 데려가게 해주세요

미친거야
저기 아테나 여신상 아래서 난 미쳐버렸나 봐
지금 그녀의 손에는 칼만 들려져 있지만
지금껏 내가 살아올 수 있었던 걸 보면 반대편 손에는 분명
저울이 들려 있었을거야
미쳤어요
저기 아테나 여신상 아래서 난 미쳐버렸나 봐

이 법정에 드러난 증거는 논쟁의 여지는 있으나 그런건 아무 상관 없습니다
위법 여부는 고려할 필요가 없구나
내 평생 너처럼 무죄 인데도 유죄 판결을 주고 싶은 사람은 처음이구나
사람들에게 불순한 사상을 주입시킨 점
너의 아내와 어머니가
나의 불순물을 분출하게끔 만드는구나
자넨 이미 가슴속 깊은 헛된 이상을 드러낸 바가 있으니
너에게 형을 선고하나니 구더기 세상 속에서 벌거벗고 내동댕이쳐져
너의 바램이 헛된 것이었음을 뼈져리게 느껴보아라

저 벽을 무너뜨려라!
저 벽을 무너뜨려라!
저 벽을 무너뜨려라!
저 벽을 무너뜨려라!
저 벽을 무너뜨려라!
저 벽을 무너뜨려라!


<핑크플로이드 더 월>의 DVD에 첨부되어 있는 'The Trial'의 가사 번역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모순으로 가득 찬 현실 속에서 우리 역시 저런 심판대 위에 올라갈 날이 오는 것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by 지기 | 2009/10/30 10:23 | - 짧은 레코드 감상실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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